이곳의 글들은 대개 전대환의 저작물들입니다.
글을 사용하시려고 하는 경우 반드시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너무 유명하게도, 너무 무능하게도 마시고…
너무 유명하게도, 너무 무능하게도 마시고…
2010-10-27 (Wed) 마을지기 [2010-12-24 01:50]
전대환 미즈내일
너무 유명하게도, 너무 무능하게도 마시고…
전대환 (구미 한울교회 목사)
조선시대에 유(兪) 아무개 선비가 있었다. 나이는 40을 넘겼는데 벼슬도 재물도 이루어 놓은 게 없어 늘 우울했다. 어느 날 밖에 나갔더니 양반 행차가 있었다.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게 높은 양반인 듯 보였다. 담장 뒤에 숨기고 행렬을 가만히 보니 그 귀인은 죽마고우였다. 탄식이 절로 나왔다. “저 사람과 나는 문벌이 비슷한데 어찌하여 지금은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저 사람은 저렇게 영화를 누리고, 나는 이렇게 궁하게 지내다니….” 분을 달래면서 그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 아내 사랑하기를 나만큼 하는 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제가 아무리 벼슬이 높다지만, 제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어찌 나를 이길 수 있겠느냐.”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이 허리를 잡고 웃었단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처럼, 비록 범부(凡夫)이지만 아내 사랑하는 것에 일등이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위대한 영웅이지만 아내에게 큰 아픔을 주었던 사람도 있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다. 모세의 아내는 ‘십보라’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제사장의 딸이었으나 그들 가족의 생업은 목축이었고, 십보라 역시 양을 치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십보라는 일찍이 평범한 남자인 모세를 만나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민족을 해방시키겠다며 집을 떠났다. 십보라는 친정에서 혼자 가정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는 친정아버지를 따라서 아이들을 데리고 광야로 찾아가 남편 얼굴을 딱 한 번 봤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십보라는 여자로서 큰 아픔도 겪었다. 남편 모세가 광야에서 살 때, 남편은 구스 여인을 데려와서 아내로 삼았다. 아무리 일부다처(一夫多妻)가 허용되는 사회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여자의 가장 큰 상처였을 것이다. 십보라는 영웅을 남편으로 둔 아내가 겪어야 하는 모든 아픔을 다 겪었다.
돈이 너무 없어도 탈, 너무 많아도 탈인 것을 알았던 솔로몬은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저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주십시오.” 남편이나 아내가 너무 무능한 것도 탈, 너무 잘 나가는 것도 탈이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기도를 좀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제 남편(또는 아내)을 무능하게도 하지 마시고 너무 유명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화목하고 편안한 가정을 만들게 해주십시오.” 그런 남편이나 아내를 둔 식구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다.
저작권 ⓒ 이야기마을™, 1997~2014. 마을지기: 전대환. 모든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이름 *'이야기마을'은 특허청에 등록된 서비스표입니다(제41-0179291호).
온라인 오프라인 출판 분야에서 이 사이트 외에서는 '이야기마을'이란 이름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사이트저작권]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2010-10-27 (Wed)
마을지기 [2010-12-24 01:50]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