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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아이는 타고나는 것일까?
똑똑한 아이는 타고나는 것일까?
2011-05-16 (Mon) 마을지기 [2011-05-17 22:20]
전대환 미즈내일
똑똑한 아이는 타고나는 것일까?
전대환 (구미 YMCA 이사장)
아이가 똑똑하면 부모는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남편과 아내의 학력 또는 지능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 남들 눈에 덜 똑똑하게 보이는 쪽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달리 총명한 아이에게 선생님이 물었다. “얘아, 네 좋은 머리는 엄마에게서 나왔니, 아빠에게서 나왔니?” 아이가 대뜸 대답한다. “엄마요!” 선생님은 의아했다. 아이의 아빠는 유수한 대학교의 꽤 잘 나가는 교수이고 엄마는 평범한 주부인 것을 알고 있는데 그 녀석이 ‘엄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다니! 신기하게 여기며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아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아이의 대답이 걸작이다. “엄마는 저를 낳은 뒤 머리가 나빠졌대요.” 지능을 아이에게 다 줘버려서 엄마에게는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변의 ‘엄친아’ ‘엄친딸’들을 보면 아이가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게 꼭 유전자의 영향만은 아닌 것 같다. 산부인과 의사인 지인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 듀크 대학의 연구팀이 최근 내놓은 실험 결과는 ‘유전자의 성질을 바꾸지 않고도 그 유전자가 끼치는 영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저습지 밀림에는 ‘아구티’(agouti)라고 하는 쥐가 살고 있는데 생긴 건 쥐이지만 몸의 길이가 4~50cm 정도이고, 식용으로도 쓰인다고 하니 우리가 알고 있는 쥐와는 족보가 좀 다른 모양이다. 이들 교수 팀은 털이 노랗고 뚱뚱한 암컷 아구티에게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비타민 B12, 빈혈약 성분인 폴산, 비타민 B의 복합체 중 하나인 콜린, 사탕무로부터 추출한 베타인 등을 먹여봤다. 그랬더니 털이 갈색이고 몸이 마른 아기 쥐가 태어났단다. 당연히 오렌지색의 뚱보 아구티가 태어나야 하는데 엉뚱한 놈이 태어났으니, 수컷 아구티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아니, 저게 어딜 가서 바람을?” 하고 펄펄 뛸지 모르지만, 그건 노란 털의 뚱보 유전자가 힘을 쓰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분이 해준 이야기는, 아기에게도 당뇨나 비만 또는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는데, 그것이 아기의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산모가 아기를 가지고 있는 동안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어떤 환경에 처해 있었는지, 그것과도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상들이 태교를 강조했는지도 모르겠다. 태교만 문제일까? 엄마가 먹는 음식과 엄마가 처한 환경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친다면, 아이가 직접 먹는 음식과 아이가 처한 환경은 아이 본인에게 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이쯤 말하면, ‘그러면 아이에게 뭘 먹이면 좋아? 두뇌 발달에 좋다는 식품이 뭐가 있지?’ 하고 생각하는 엄마나 아빠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두뇌를 좋게 해준다는 상품들이 많다. 그 일을 몇 가지 식품이나 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우주의 조화와 그걸 받아들이는 부모나 아이의 영감(靈感) 안테나에 달려 있을 터이니, 간단치가 않다. 다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지능이나 사고력이 유전자에 의해서 좌우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인디언 오마스족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남겼다. 예전에는 한 마을이 아이의 환경이었지만 이제는 온 지구촌이 아이의 환경이다. 내 아이를, 하늘이 귀하게 여기고 지구촌 사람들이 귀하게 여겨준다면 유전자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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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6 (Mon)
마을지기 [2011-05-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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