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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
2011-04-26 (Tue) 마을지기 [2011-04-25 18:17]
전대환 구미YMCA
[구미YMCA 이사장 취임사]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
전대환(구미 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브라질의 까마라(Dom Helder Camara, 1909.2.7.-1999.8.27) 대주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성자(聖者)라고 불렀다. 그러나 내가 가난한 이들이 왜 먹을 것이 없는지 물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불렀다.” 종교인이 가난한 사람들이나 보살피면 되지 사회 문제, 정치 문제를 왜 들고 나오느냐,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을 보면, 예언자들의 주요 임무는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었고, 약자를 보호하도록 되어 있는 성경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이었습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를 보면 2009년의 우리나라 빈곤층은 19.2%입니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이 빈곤층으로서, ‘십시일반’(十匙一飯)이 안 통하는 위험상황입니다. 열 집이 한 집 정도를 보살피면서 사는 것은 그럭저럭 가능합니다. 그런데 빈곤층이 20%쯤 되면 이제는 그냥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재 빈곤층 가운데,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그 가운데서 20%가 못됩니다. 나머지는 열심히 일은 하면서도 먹고 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교회나 단체나 개인이 나서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칭찬을 하지만, 그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가난하지 않게 살아갈 방법이 없는지 그 길을 찾아보자고 하면 머리 아프다고 합니다. 머리가 아파도 깨어 있는 시민들이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 빈곤층은 해마다 늘어나게 놓아두고 ‘친 서민’을 외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스템을 대수술해야 합니다. 빈곤층을 줄여야 합니다. 한가하게 강바닥만 파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현 상황을 방치하다가 빈곤층이 더 늘어나면 부자고 중산층이고 없습니다.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가 죽을 각오로 기도해야 합니다. 목숨 걸고 행동해야 합니다. YMCA의 목적문을 요약하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나라, 가난한 사람이 없는 나라’입니다. “당신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십시오. 그러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유산으로 주어 차지하게 하시는 땅에서 당신들이 참으로 복을 받을 것입니다”(신명기 15:4).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하셨습니다. 소금과 빛은 크게 세 가지 구실을 합니다. 첫째, 소금과 빛은 세상의 부패를 막아 줍니다. 바닷물에는 소금이 2~3%밖에 안 되지만, 바닷물은 소금 덕에 썩지 않습니다. 태양이 살균작용을 한다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 둘째, 소금과 빛은 세상을 맛나게 해줍니다. 소금이 있어야 음식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빛이 있어야 세상은 색깔도 있고 모양도 납니다. 셋째, 소금과 빛은 세상에 에너지를 줍니다. 태양열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소금입니다.
그러면서도 소금과 빛은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신의 공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존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금 구실을 하고 빛 구실을 하는 YMCA가 건강하게 살아 있는 한, 한두 사람의 분탕질로 이 나라는 망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됨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일에 앞장설 수 있도록, 임기 동안 구미YMCA의 모든 식구들을 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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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6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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