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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대통령 후보
위험한 대통령 후보
2012-12-11 (Tue) 마을지기 [2012-12-11 13:31]
전대환 미발표
위험한 대통령 후보
전대환(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어제 밤, 두 번째 대통령 후보 텔레비전 토론이 있었다. 이정희 후보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일단 빼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두 사람만 놓고 볼 때, 문 후보는 조금 더듬거리는 일은 있었지만 비교적 자신의 공약을 잘 꿰고 있었고, 그것이 본인의 정치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음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세 가지 면에서 대단히 위험한 대통령 후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것은 객관적인 ‘평론’이 아니라, 주관적인 ‘느낌’임을 먼저 밝힌다.)
첫째 문제는 그의 무지(無知)함이다. 그는 복지재원 마련책의 하나로 ‘지하경제 활성화’를 들었다. 마약, 도박, 매매춘, 무기밀매, 외화밀반출 등을 통한 검은돈의 흐름이 지하경제 아닌가. 그것이 대통령 후보로서 할 말이 아님은 캠프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원고에 ‘양성화’로 된 것을 박 후보가 잘못 읽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은 문제는 아니다. 정상적인 돈거래는 이미 금융실명제를 통해서 다 드러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양성화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순한 실수라고 할지 모르지만, ‘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한 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해야 할 것을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한 일 등, 그의 말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외국 정상과의 중요한 회담에서, 또는 통역관도 없이 상대해야 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그런 결정적인 실수가 나온다면 그 뒷감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밖에도 자신의 기초노령연금 인상 공약이 문 후보의 것과 다르지 않음에도 다르다고 주장한 점, 자신은 비정규직의 대폭 축소를 말하면서 문 후보의 비정규직 50% 줄이기 공약을 공격한 점, 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하여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점 등을 보면 그는 자신의 공약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토론에 나온 것 같다.
둘째 문제는 토론에 임하는 성실성이다. 이정희 후보는 이번에도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송곳처럼 찔렀다. 33년 전에 그가 전두환 씨로부터 받은 돈 6억 원 곧 당시 강남의 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에 대하여, 그리고 청와대에서 나오면서 기증받은 300평짜리 성북동 저택에 대하여 세금을 냈는지 물었다. 복지재원 마련이 쟁점인 터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후보로서 자신의 납세상황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였다. 서민은 라면 한 개를 사먹으면서도 세금을 붙여서 내는데, 그 큰 재산을 얻으면서 세금을 어떻게 했는지 반드시 밝혔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사과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그때 이 후보에게 ‘후보직을 사퇴할 생각이면서 왜 토론에 나왔느냐, 선거지원금 27억 원이 탐난 것 아니냐’며 딴청을 부렸다. 동문서답은 위기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회피이다. 자신에게 온 위기상황조차 대응하지 못하면서 어찌 국가의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셋째는 공약의 타당성 문제이다. 하나만 보자. 그는 이른바 ‘4대 질병’(암, 심장병, 중풍, 희귀난치병)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심장병은 국가가 챙기고 간질환은 챙기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암 환자 치료의 경우 지금도 본인부담금이 5%라고 들었다. 그 정도면 큰 부담이 아니다. 정작 돈이 많이 드는 이유는 간병비,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같은 비보험 항목 때문인데,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오히려 그런 것까지 보험적용을 하면 그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문 후보에게 물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경실련에서 각 후보들에게 간병비 등 3개 비급여항목에 대한 급여 견해를 물었을 때 박 후보 쪽에서도 찬성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앞뒤도 맞지 않을뿐더러 매우 허술하게 급조된 공약인 것 같다.
어제 토론을 듣고 보니 박근혜 후보가 친일 독재자의 딸이라는 것, 온실에서만 살아서 세상물정을 모른다는 것, 정수장학회 문제나 재산형성과정의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은 오히려 사치스럽게 보인다. 정말 염려되는 것은 그의 인지능력과 위기대응력과 진정성이다. 그가 집권하여 막강한 권력을 가질 경우 이 나라에 IMF 같은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지, 환관정치나 수렴청정 같은 혼란이 오지 않을지 몹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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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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