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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심상치 않은 대구ㆍ경북 민심기류
[전대환 칼럼] 심상치 않은 대구ㆍ경북 민심기류
2015-11-13 (Fri)
마을지기 [2015-11-13 15:26]
전대환
석간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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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심상치 않은 대구ㆍ경북 민심기류

전대환(사회평론가 | 한울교회 목사)

2015-11-13 11:48:02 게재

세계 최고봉을 소재로 한 어느 영화에서 가이드가 등반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한 하산입니다. 이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대통령들이 권좌에서 안전하게 내려오는 것에 실패한 사례가 많았기에 언제나 대통령의 임기 말이 되면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올해는 모처럼 전국단위의 선거가 없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총선, 그 후년에는 대선이 있다. 계산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절반 조금 지났지만, 실제로는 내년 한해만 온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내년에도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권력의 추는 청와대에서 당으로 기울 것이고, '레임덕'이란 낱말도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릴 것이다. 최근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여전히 거침이 없다. 여당 원내대표를 보기 좋게 주저앉혔고, 유력한 대선후보인 당대표까지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는 모습이다. 역사 교과서 문제를 들고 나와 이른바 '좌편향'을 문제 삼으며 그걸 국정화하겠다고 밀어붙인다. 여론의 반대가 가볍지 않지만 그의 성품상 고분고분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은 힘이 있어 보인다.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면서 그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변한다.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까지 했다. 무엇이 '바른 역사'인지, '혼이 비정상'인 게 어떤 상태인지 규명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의 의지는 단호하다. 지역으로는 영남지역에, 연령으로는 노년층에 쏠려 있다는 게 문제지만 지지자들의 충성도도 아직까지는 강고해 보인다.

'대구경북지역 역사학과 졸업생' 격문

그런데 역사교과서 시국에서 눈에 띄는 일이 하나 있다. 지난 9일 어느 일간신문에 '대구ㆍ경북 지역의 역사 관련학과 졸업생 일동' 명의의 격문이 하단 통광고로 실렸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정치권력이 역사를 유린하는 행위이므로 자신들은 이를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명단에는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역사를 다루는 거의 모든 대학과 학과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힘으로 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의 그날까지 전심전력을 다해서 저항할 것"이라고 밝히며 글을 맺었다. 대부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여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일 터인데도 이들의 주장 또한 대통령 못지않게 단호하다.

비슷한 시기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 장례기간 동안 빈소는 인산인해였고, 방명록에 흔적을 남긴 이들이 3000여명에, 직접 조문한 현역 국회의원만 113명이었다고 한다. '이 댁 상주가, 대통령의 눈 밖에 나서 자리를 내놓은 그 유승민이 맞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대통령 이름의 조화 하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문전성시를 이룬 것은 이 지역 민심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군주시대의 왕은 리더가 아니라 지배자였다. 이를 영어로 '룰러'(ruler)라고 한다. 규칙 또는 법(rule)을 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군주가 옳다 하면 옳은 것이고 이에 위배되는 것은 모두 그른 것으로 취급된다. 아무리 교과서를 바꾼다고 해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은 민주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군주시대 방식으로 '통치'를 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법은 국민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마인드로 유신헌법까지 내놓았다. 군주처럼 종신통치를 꿈꾼 결과다.

유승민 의원 부친상가 '인산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아버지의 그것과 흡사한 것 같다. 역사 교과서를 정부에서만 발행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수장인 자신의 뜻대로 '룰'을 만들겠다는 말로 들린다. 특히 젊은 층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은, 대통령의 언행에서 '올바른 역사의 기준도 내가 정하고 국민의 혼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조차 내가 판단한다. 나는 리더가 아니라 지배자다'라는 속내를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정책 '룰'은 대구ㆍ경북의 역사학도들의 격문으로 크게 상처를 입었고, 사람 판단 '룰'은 유승민 의원의 상가에서 상당히 무색해졌다. 다른 곳도 아닌 대통령의 안방에서 보이는 조짐이기 때문에 더욱 심상치가 않다. 박 대통령이 '리더'이기를 거부하고 '지배자'이기를 끝내 고수한다면 하산길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2015.11.13 석간내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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