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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와 미래 사회
교통문화와 미래 사회
1996-08-26 (Mon) 전대환 [2004-09-27 22:55]
전대환 KBS 제1라디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1종 보통 운전 면허증을 받기 위해서는 학과 시험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교통 법규나 운전 방법, 또는 운전 예의에 대해서 대부분 익히 알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과의 내용은 우리 나라의 운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운전면허 학과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은 대부분 거의 현행 교통 법규에 근거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그대로 지켜 나가면 별 문제가 없는 내용입니다만, 그 중에서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항목이 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를 통행하는 방법에 관한 항목이 그것입니다. 현행 법규에 의하면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를 통행하는 우선 순위는 가장 우선적으로, 넓은 도로를 통행하는 자동차이고, 그 다음은 우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다음 항목으로서,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자동차가 우선적으로 통행한다는 내용입니다.
여러분도 자주 경험하셨겠지만,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서로 먼저 자동차의 앞부분을 밀어 넣으려고 다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는 이럴 경우, 약간의 혼잡이 일어나는 정도이겠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은 교차로에서는 서로 먼저 교차로에 진입하려고 멀리서부터 가속 페달을 밟고 달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자동차가 통행의 우선권을 가진다>는 법규가 고쳐지지 않는 한, 이런 위험한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교통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의 경우,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자동차에게 통행의 우선권이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교차로의 정지선에 먼저 도착하여 정지한 자동차가 우선권을 가집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반드시 일단 정지하도록 되어 있고, 먼저 정지한 자동차가 먼저 출발하여 교차로를 통행하기 때문에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도 전혀 위험을 느끼지 않고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교통량이 우리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아무리 교통이 번잡한 러시아워라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단 정지의 규칙이 지켜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이것은 교통량의 문제가 아니라 법규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법규가 고쳐져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먼저 조급한 마음을 줄여야 하겠습니다. 더구나 21세기가 되면 재택 근무가 늘어나고, 많은 업무가 통신을 이용하여 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교통량은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도 쾌적한 여건에서 운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운전대를 잡고 계신 여러분, 한 번 더 양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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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8-26 (Mon)
전대환 [2004-09-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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