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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의 성공, 최효종의 성공
강용석의 성공, 최효종의 성공
2011-11-28 (Mon) 마을지기 [2011-11-29 18:27]
전대환 미즈내일
강용석의 성공, 최효종의 성공
전대환 (구미 YMCA 이사장 | 한울교회 목사)
강용석. 그는 변호사이며 국회의원이다. 1969년 12월 3일생이니 며칠 있으면 만 42세가 된다. 22세에 변호사가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까지 나왔으니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이다. 거기다가 마흔도 되기 전에 국회의원이 됐다. 현직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인연도 그의 성공가도에서 큰 힘으로 작용했음직하다.
그런 그가 이제 유명세까지 얻게 됐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그 당시 그는 국회에서 열린 대학생 토론 뒤풀이에서 아나운서가 되려 한다는 한 여학생에게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 “대통령도 예쁜 여학생의 연락처를 알려고 했을 것”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해서, 아나운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무고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서 재판을 받아오고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이미 그는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해 무소속이 됐지만 다행히(?) 동료의원들의 측은지심 덕에 아직 국회의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항소심 공판에서 법원은 원심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비록 형 집행을 유예 받았지만 이는 ‘금고 이상의 형벌’에 해당하므로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일까? 강 의원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의 저격수로 나서서 맹활약했고, 그 덕에 그의 존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요즘 ‘뜨고’ 있는 또 한 사람은 최효종이다. 그는 1986년생으로서 200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최효종이란 이름보다는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으로 더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애매함을 해소해 주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몇 가지는 현실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결혼 축의금의 경우 ‘기본은 3만원, 비수기에는 5만원, 친한 사람에게는 10만원, 덜 친한 사람에게는 5만원’을 하면 된다고 하면서, 친한 사이와 덜 친한 사이를 구분하는 법까지 친절하게 제시해주었다.
나이가 든 사람들조차 ‘최효종’은 몰라도 ‘애정남’은 날 정도로 그는 유명인사였는데, 이제는 더 유명해졌다. 그 공은 강용석 의원에게 돌려야 할 것 같다. 최효종이 개그 프로그램에서 한 말을 문제 삼아 국회의원을 모독했다며 강 의원이 최효종을 고소한 일 때문이다. 최효종의 입을 통해 나왔던 말은 이렇다.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
어쨌든, 지금까지는 ‘강용석’을 아는 사람과 ‘최효종’을 아는 사람의 교집합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 이제는 강용석을 아는 사람들이 다 최효종을 알게 됐고, 최효종을 아는 사람들도 다 강용석을 알게 됐다. 강 의원의 ‘노이즈마케팅’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강 의원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영국에선 대중정치인으로 입문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이 신문 만평에 나왔는지라고 하네요. 그래서 국회의원이 나온 신문의 첫 만평을 동판에 새겨서 선물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구요.”
최효종이야 보너스로 더 큰 성공남이 됐으니 그렇다고 치고, 강 의원처럼 더 큰 성공을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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