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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날개다. 그러나 심장은 아니다!
옷은 날개다. 그러나 심장은 아니다!
2011-02-17 (Thu) 마을지기 [2011-03-11 04:16]
전대환 미즈내일
옷은 날개다. 그러나 심장은 아니다!
전대환 (구미 한울교회 목사 | 전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입고 나갈 옷이 없다!” 흔히 하는 말이고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옷장 문을 열어보면 옷은 가득하다. 그래도 입을 만한 옷은 없다. 이 일에는 거의 예외가 없다. 그런 것에 아예 마음을 쓰지 않고 사는 이들도 물론 있다. 늘 작업복만 입고 다니는 어떤 사람은 가까운 데 갈 때는 이렇게 말한단다. “다 아는 사람들인데 어때?” 좀 멀리 나갈 때는 이렇게 말한단다. “아는 사람도 없는데 어때?” 참 편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옷에 마음이 안 쓰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얼마 전에 딸내미가 ‘알바비’를 탔다고 선물을 사왔다. 예쁜 스마트폰 케이스였다. 자랑삼아 트위터에다가 글을 올렸다. “딸내미가 사다준 예쁜 껍데기를 씌웠더니 휴대폰 성능이 훨씬 좋아졌어요!” 댓글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모두들 기뻐하며 축하해주었지만 대부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내게는 농담이 아니었다. 입증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었다. 컴퓨터에 연결된 렌 선을 닦아보라. 인터넷 서핑이 빨라질 것이다. 모니터를 깨끗하게 닦아 보라 컴퓨팅 속도가 개선될 것이다. 자동차를 깨끗하게 세차해 보라. 엔진소리가 부드러워지며 가속기를 밟는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이 역시 농담이 아니다.
휴대폰 껍데기를 예쁜 걸로 끼우고, 렌 선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모니터를 깨끗하게 닦아 주고, 자동차를 반들반들하게 세차를 하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질 것이고, 기분이 좋아지면 기기를 터치하거나 작동할 때 손발의 움직임이 가벼워질 것이다. 기계란 비록 생명은 없지만 사람의 손을 타는 물건들이니,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컴퓨터가 왜 이 모양이야?” 하면서 툴툴대는 기분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면 말 못하는 컴퓨터도 툴툴대며 반응을 할 것이다. 수십 년간 컴퓨터를 쓰지만 내가 쓰는 컴퓨터는 다 쓰고 버릴 때까지 말썽을 부리거나 고장 나는 일이 거의 없다. 그것은 컴퓨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은 기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물며 내 마음 또는 내 기분이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기분에 영향을 주는 것이야 얼마나 더 강할까. 나들이도 많아지고 옷에도 더 마음이 쓰이는 계절이다. 옷이 날개이니 옷에 신경을 쓰는 것은 옳다.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밝아질 것이다. 그러나 내 계산법에 따르면 옷이나 껍데기의 영향력은 전체에서 10%정도인 것 같다. 나머지 90%는 내용이 좌우한다. 세차를 백 번 해봐도 엔진이 시원치 않으면 그 자동차는 무용지물이다. 엔진이 잘 돌아갈 때 껍데기를 단장하는 것이 비로소 의미가 있다. 며칠 전, 열두 살 된 내 애마의 엔진을 교체했다. 고장 난 엔진은 세차를 해도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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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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