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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먹어라!" ― 2010.10.20 (Wed)

여러분, 혹시 '무즙 파동'이라고 들어보셨어요? 1965년 경기중학교 입학시험 때문에 무즙 파동이 일어났어요. 이게 우리나라에서 '치맛바람'이라는 말의 원조가 되기도 하죠.

엿 만들 때 엿기름을 넣잖아요. 그런데 엿을 만들 때 엿기름 대신에 넣을 수 있는 것이 뭐냐는 게 입학시험 문제였어요. '디아스타제'가 정답이지만 '무즙'을 넣어도 엿이 된다 이거죠. "무슨 얘기냐? 교과서에 안 나와 있다"고 하니까 학부모들이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와서 선생님과 교육위원회에다 "엿 먹어라" 했죠. "엿 먹어라"라는 말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정말 이때부터 이 말이 온 세상에 유명해졌어요. 그 당시 무즙 파동으로 떨어진 학생이 39명이나 되었어요. 결국 복수정답으로 처리해 한 달 뒤에 그 학생들을 다 입학시켰습니다.

▶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출판(주), 2009), 321쪽◀

학과시험 문제의 답이 교과서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문제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학자들이나 현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답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답이 없는 것도 하나의 답입니다.

♣ 2010.10.20 (Wed) 생명샘 내용 보기
♣ 2010.10.20 (Wed) 웃음샘 내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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