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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운동, 그 후 97년
삼일운동, 그 후 97년
2016-02-28 (Sun)
고린도후서 11:19-20
전대환
한울교회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여러분은 어지간히도 슬기로운 사람들이라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잘도 참아 줍니다.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여러분을 잡아먹어도, 누가 여러분을 골려도, 누가 여러분을 얕보아도, 누가 여러분의 뺨을 때려도, 여러분은 가만히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11:19-20>


■ 들어가는 이야기

어느 새 2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2016년의 두 달을 누가 훔쳐 가버렸는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세월이 빠르다고 느끼신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고생하고 애쓰신 여러분, 성령님께서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새로운 생기를 가득 불어넣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필리버스터

사느라고 바빠서 못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 국회에서는 ‘필리버스터’(filibuster)가 한창입니다. 필리버스터란 우리말로는 ‘무제한 토론제도’입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른바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해서 통과를 밀어붙이려고 하자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요구했고, 오늘 벌써 엿새째 토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토론 신청자가 토론을 시작하면 시간에는 제한이 없지만, 발언을 하는 동안 1분 이상 쉬어서도 안 되고 화장실에 가서도 안 됩니다. 짧게는 1시간 30분, 길게는 혼자서 10시간 이상을 발언하는 일도 있습니다(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 발언으로 현재까지 기록). 저는 15~20분 설교를 위해서 최소한 서너 시간 이상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일예배 때 설교를 마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인데 열 시간 이상 꼼짝 않고 서서, 그것도 전국에 생중계 되는 가운데서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 국회의원이던 1964년 4월 21일 임시국회 때 무려 5시간 19분 동안 원고 없이 쉬지 않고 발언한 기록이 있습니다. 동료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당시의 무제한 토론 덕분에 임시국회 회기가 마감되면서 체포동의안 처리가 무산됐습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엉뚱한 내용으로 채운 게 아니라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왜 처리하면 안 되는가 하는 주제로만 5시간 동안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대단한 실력 아닙니까? 무서운 사람입니다. 1969년에는 박정희의 3선 개헌을 막기 위해서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10시간 15분 동안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야당의원들이 자구 귀찮게 하니까 박정희정권은 1973년에 이 법을 폐지시켜버렸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에 새누리당이 야당이 될 것 같으니까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자, 그러면 ‘테러방지법’이 도대체 뭐기에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기를 쓰면서 밤낮없이 발언하면서 저지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 테러방지법

늘 그랬습니다만 이번에도 이름은 참 좋습니다. ‘경제 활성화법’ 하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법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재벌 배불리기 법입니다.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하면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법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의료영리화 등의 기반을 조성해서 돈 많은 사람들 돈 더 벌게 해주는 법입니다. ‘노동개혁법’ 하면 뭔가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법인 것 같지만 사실은 경영자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해주는 법입니다. ‘테러방지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안의 이름만 들으면 테러를 막자는 법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법은 국민사찰법입니다. 지금은 국가기관이 통화기록이나 내용 등 국민의 사생활 정보를 얻으려면 법원의 영장이 필요합니다. 함부로 국민의 삶을 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법이 통과되면 영장 같은 것 없이도 국가정보원이 찍으면 그 사람의 사생활을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테러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데, 아무런 물증도 없이 그냥 ‘의심’만 하면 테러 용의자가 되는 겁니다. 어느 여당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을 하는 것을 ‘테러’라 했답니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는 것도 일종의 테러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아무거나 테러로 규정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미운 사람들을 테러위험 인물로 만들어서 사생활을 뒤지겠다는 것입니다. 아니, 테러 막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법이 없어서 못 막나요? 지금 있는 법만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듣기로는 현재 국가정보원 종사자가 30만 명이 넘는답니다. 어느 네티즌이 그러더군요. “우리나라 전국의 치킨 집 숫자를 다 합치면 3만 6천 개,  편의점 수 2만 5천 개, 교회 수 3만 8천 개. 국정원 직원 수는 37만 명. 정말 어마어마하다. 전국의 치킨 집, 편의점, 교회에 일시에 한 명씩 넣어도 약 27만 명이 남는다”(리틀 브라더).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정원이 일 년에 수조 원의 돈을 쓸 텐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 슬기로운 사람들

성경을 보겠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 사람들을 일컬어서 ‘슬기로운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지간히도 슬기로운 사람들이라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잘도 참아 줍니다.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여러분을 잡아먹어도, 누가 여러분을 골려도, 누가 여러분을 얕보아도, 누가 여러분의 뺨을 때려도, 여러분은 가만히 있습니다”(고린도후서 11:19-20). 누가 종으로 부려도 잠잠하고, 누가 잡아먹어도 조용하고, 누가 골리거나 얕보아도 끽 소리 못하고, 누가 뺨을 때려도 가만히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가리켜서 슬기로운 사람들이라니요? 목회자로서 바람직한 행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바울이 고린도 교회 사람들을 비꼰 것이지요. “이 멍청한 사람들아!”라고 할 것을 돌려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면 진짜로 슬기로운 사람들은 어때야 하겠습니까? 누가 나를 종으로 부리려 할 때, 누가 나를 잡아먹으려고 할 때, 누가 나를 골리거나 얕보거나 뺨을 때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복음서 5:39). 이 말씀은 멍청이처럼 당하면서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대의를 위해서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라는 뜻입니다. 악의 세력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더 큰 계획을 세우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 사람들을 비꼰 것도 제발 그렇게 살지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종들의 해방을 주장하신 분입니다. 약자들과 병자들의 회복을 추진하신 분입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억눌린 사람들의 탈출을 종용하셨던 분입니다. 그런 분이 맞고 살라니요? 남들의 종이 되라니요? 지배를 받고 살라니요? 말이 안 되지요. 지금부터 97년 전인 1919년 3월 1일 조선의 백성들은 일제에 항거해서 전국적으로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때도 이완용을 비록한 친일파들은 “가만히 있어라!” 했습니다. “조용히 해라!” 했습니다. “데모하지 마라!” 했습니다. 그게 옳은 처사였습니까?

■ 맺는 이야기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자녀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권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권리를 지키고 찾는 데에 있는 힘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2016.2.28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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