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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2015-12-27 (Sun)
사무엘기상 1:26-28
전대환
한울교회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제사장님, 나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내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려고 이 곳에 와서, 제사장님과 함께 서 있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주님께서 내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나도 이 아이를 주님께 바칩니다. 이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칩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거기에서 주님께 경배하였다.

<사무엘기상 1:26-28>


■ 들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도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상황이 어떻든 성실하게, 하나님 보시기에 그릇됨이 없게 살려고 애쓰신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의 격려와 성령님의 위로가 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여러분을 감싸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혼용무도(昏庸無道)

우리는 또 한 번의 송년을 맞이합니다. 최근에는 기세가 좀 꺾였습니다만, 해마다 12월이 되면 송년모임이 참 많습니다. 보통 “올해가 가기 전에 얼굴이나 한 번 보자!” 하면서 모이지만, 이 모임의 이름은 전통적으로 ‘망년회’(忘年會)였습니다. 그동안의 슬펐던 일, 안타까웠던 일, 섭섭했던 일, 억울했던 일 등을 잊어보자는 뜻에서 모이는 것이지요. 그게 맨 정신으로는 맹숭맹숭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술이 등장하고 과음이 뒤따르고 때때로 탈선이 일어납니다. 술의 힘을 빌려 잠깐은 잊게 될지 모르지만 썩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꼭 술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잊자, 용서하자, 덮자 하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하는 달이 12월입니다. 그러나 유안진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은 잊고 용서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낱낱이 고발하여 뉘우치며 아파해야 할 때다. 송년의 통회(痛悔)가 가혹할수록 새해의 실수는 적어지리니.” ― 유안진 이향아 신달자, ≪지란지교를 꿈꾸며≫(정민미디어, 2004), 97쪽. 문제가 있을 때 대충 덮는 것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낱낱이 끄집어내서 일일이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내서 고쳐야 됩니다. 교수신문이 해마다 연말이면 그 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입니다. ‘세상이 어둡고 어지러워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좀 더 뜯어보면 단순히 세상이 혼탁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혼용’(昏庸)은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의 합성어인데, 혼군은 앞뒤 분간을 제대로 못하는 군주이고, 용군은 별로 내세울 것이 없고 존재감조차 없는 군주입니다. 그러니까 혼용무도란 ‘멍청한 최고지도자 때문에 나라가 엉망진창’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 아닙니다. 교수들은 작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골랐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긴다는 뜻입니다.

■ 감정과 의지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경우는 첫째, 사슴인지 말인지 분간도 못하는 바보이거나, 둘째,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나라를 바보에게 맡겨서도 안 되고 사기꾼에게 맡겨서도 안 됩니다. 어떤 경우든 그 결과는 혼용무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보와 사기꾼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의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입니다. 말의 무게가 가볍습니다. 사람이 말을 한번 내뱉으면 요동이 없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면 바보가 되거나 사기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 한 마디가 천금의 무게와 같아야 한다는 조상들의 교훈이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우스갯소리 하나 합니다. 25년을 같이 산 부부가 있었습니다. 둘 사이에는 거의 문제가 없었지만, 다만 한 가지, 남자의 애정표현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지나가는 말로 물었습니다. “여보, 요즘 사람들은 자기 아내한테 시도 때도 없이 사랑한다고 말한다는데, 당신은 그런 말 할 줄 몰라요?” 그랬더니 남자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결혼한 게 25년 전이었지. 결혼하기로 두 사람이 합의한 그날 밤,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지 않소? 지금까지도 그 말은 유효하오. 만일 나의 그 입장에 변화가 생기면 그때 무슨 말이든지 해주겠소.” (여러분도 이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런 사람도 있다는 얘깁니다.) 니체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위는 약속할 수 있으나 감정은 약속할 수 없다. 감정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기에.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약속하는 자는 자기 힘에 겨운 것을 약속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을 때, 그것은 겉으로의 영원을 약속한 것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섣불리 ‘영원’이라고 말하지 마라. 비록 그때는 진심 어린 말이라도 그 상대가 상처를 받기는 너무 쉬운 일이니.” ― 프리드리히 니체, 〈약속〉 전문. 신현림 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주)웅진씽크빅, 2011), 136쪽.

■ 약속

‘사랑’ 하면 또 빼놓은 수 없는 사람이 ≪사랑의 기술≫을 쓴 에리히 프롬 아닙니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감정은 생겼다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 에리히 프롬(황문수 역), ≪사랑의 기술≫((주)문예출판사, 2013), 135쪽. 사람들이 밥 먹듯이 하는 말이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를 두고 니체나 프롬은 이렇게 심각하게 다루었습니다. 이것이 약속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깃털은 가만히 두어도 휙 날아가 버립니다. 약속 어기기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사람의 말은 깃털입니다. 작은 돌멩이 같은 것들은 사람의 손을 타기 쉽습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움직여집니다. 약속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핑계를 잘 대는 사람의 말은 작은 돌멩이입니다. 그러나 태산은 폭풍우가 와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의 말은 태산입니다. 그 옛날 사사시대 때,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아들이 없어서 서러움이 많았습니다. 남편에게 첩이 있었는데, 남편은 첩보다 아내인 자기를 더 사랑했지만, 첩이 나대는 꼴도 눈 뜨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집에 나와서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게 아들을 하나 주십시오. 그러면 그 아이를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 그 당시에 아들을 바친다는 것은 집 한 채를 바치는 것 이상으로 큰일이었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기도를 했던지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됩니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였습니다. 제사장 엘리가, 술 먹고 하나님의 집에 오지 말라고 호통을 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들을 얻었습니다. 아기가 젖을 뗀 뒤 한나는 아들을 데리고 엘리를 찾아와서 말합니다. “제사장님, 나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당신이 기억하든 말든 나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여자입니다.

■ 맺는 이야기

태초에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었습니다. 그 말씀이 육신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말씀’ 곧 ‘말’[言]입니다. 말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예수님을 가볍게 여기는 행동입니다.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예수님을 하수구에 내다버리는 짓입니다. 우리가 한 해 동안 말을 얼마나 신중하게 하며 살았는지,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돌아보는 연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12.27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1. 20151228 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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