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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
2015-12-25 (Fri)
누가복음서 2:14
전대환
한울교회
■ 성서 본문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누가복음서 2:4>


■ 들어가는 이야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습니다. 성탄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저는 이 날을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성탄의 아침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탄생이 여러분의 삶을 무거운 집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해방의 사건으로 체험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

살면서 우리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일들이 가끔 있지요. 그 가운데서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만큼 신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2천여 년 전 유대 땅의 베들레헴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이런 환상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수백 년 전부터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동의 굴레, 빚의 굴레, 차별의 굴레에 짓눌려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시아가 와서 이놈의 나라를 뒤집어엎고 해방세상을 열어줄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굿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아기가 하나 태어났던 것입니다. 하늘의 별빛도 평소와는 달랐습니다. 여기저기서 낮선 사람들이 동네를 들락거립니다. 온 동네가 술렁거렸습니다. 이제 세상이 좀 바뀌려나, 하는 희망의 기운이 하늘과 땅에 감돌았습니다. 그때 그들이 느낀 대로, 이 일은 인류역사를 송두리째 뒤집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이 대역사의 무대는 화려한 헤롯의 왕궁이 아니라 시골동네의 초라한 외양간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클레오파트라 같은 여걸이 아니라 나사렛의 촌 아가씨였습니다. 관객은 예루살렘의 귀족이나 부자들이 아니라 베들레헴의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책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겨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한테 묻는다면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불빛이라고 하겠습니다. 새까만 연탄구멍 저쪽의 아득한 곳에서부터 초롱초롱 눈을 뜨고 세차게 살아 오르는 주홍의 불빛은 가히 겨울의 꽃이고 심동(深冬)의 평화입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2008), 172쪽.

■ 사막에 꽃을 피우는 것은

성탄을 기다린 사람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챙기기 좋아하는 우아한 사람들이 아니라, 얼어터진 손발을 녹일 모닥불 하나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할 수 있을까요? 무슨 방법으로 이 사람들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유사 이래로 많은 정치인들이 ‘경제’를 그 답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면 가난한 사람들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거기에 대한 답은 우리 조상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 단 한 마디로 정리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라가 부강해진다고 가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입니다. 예전에 문화부장관을 지냈던 이어령 선생의 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근심하라. 사막에 꽃을 피우는 것은 석유가 아니다. 거친 땅에 평화의 푸른 캐비지를 심는 것은 석유가 아니다. 마이더스의 손에 다시 人間의 피가 흐르게 하고 늑대가 사슴들의 호수를 흐리지 않게 하는 힘은 석유가 아니다. 생명의 에너지는 言語이다. 아파하는 詩人의 言語이다. 사물을 정시하는 지식인의 言語이다. 사랑하는 자의 言語이며, 의로운 자의 言語이다. 이 언어들이 송유관을 흘러 개개인의 집에 불을 켠다. 그 마음에 그 몸짓에 그 걸음걸이에 힘과 빛을 던진다. 석유가 없음을 恨하기 전에 먼저 울어라. 言語의 고갈을.” ―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53쪽. 석유가 콸콸 쏟아지면 그 돈으로 세상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사막 자체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잘 말해줍니다.

■ 말씀이 육신이 되어

사막지역의 나라들에 석유가 많이 매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석유가 쏟아진다고 해서 사막이 꽃동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돈을 쏟아 부어서 사막에 인공도시를 만들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현대판 바벨탑일 뿐입니다. 그걸 ‘발전’의 모델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이어령 선생의 지적은,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은 돈이 아니라 언어 곧 말이라는 것입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 요한은 이미 2천 년 전에 그 사실을 알고 글을 썼습니다. 요한복음서의 기록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요한복음서 1:1).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것인데, 말씀이 무엇입니까? 말씀은 헬라어로 ‘로고스’입니다. 그 뒤에 또 이렇게 썼습니다.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요한복음서 1:14). 그 말씀 곧 로고스가 육신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게 누구입니까? 예수님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로고스’는 번역하면 ‘말’ 또는 ‘언어’인데, 그냥 소리로 들리는 말이 아닙니다. 논리적인 말,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말, 생명을 살리는 말, 힘이 있는 말이 로고스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로고스의 화신(化身)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유토피아)은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만들어집니다. 언어로 만들어집니다. 로고스로 만들어집니다. 예수님의 정신이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신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하나다!’입니다. 하나님은 만민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모두 똑 같은 권리를 가진 하나님의 아들딸이라는 것, 바로 이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얼마 전에 들으니까 핀란드 정부에서는 국민기본생활제도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갓난아기부터 노인까지 핀란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한 달에 800유로(100만 원)를 준다는 것이지요. 가난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이 남이라면 ‘불우이웃 돕기’라는 이름으로 기회 있을 때 빵을 던져줍니다. 이게 선별복지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가족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밉든 곱든 기본 의식주는 해결해줍니다. 이것은 보편복지입니다. ‘우리는 한 식구’라고 하는 개념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그것을 몸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오신 분이 ‘태초부터 계셨던 로고스’ 곧 예수님이지요. 예수님의 그 꿈이 이루어질 때 세상에 진정한 평화가 옵니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우리는 한 식구’라는 예수님의 꿈이 이 땅에서 속히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아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과, 빚에 쪼들려 인생의 막다른 길에 이른 사람들과. 뼈 빠지게 노동해도 하루 세 끼 풀칠하기 바쁜 사람들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하루속히 실현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12.25 구미 한울교회 성탄절예배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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