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살아 있게 하십시오. 온갖 지혜로 서로 가르치고 권고하십시오. 감사한 마음으로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여러분의 하나님께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십시오. 그리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을 하든지, 모든 것을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에게서 힘을 얻어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골로새서 3:16-17＞
■ 들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도 생업의 현장에서 고생 많으셨지요? 지금 당장에는 빛이 안 보이는 것 같고, 앞으로 뭐가 어떻게 나아지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하나님 안에 머물러 있으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믿음 가운데서 여러분의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풍요롭고, 영혼이 자유로워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에서 ‘모든 일을 예수의 이름으로 하라’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서 최고의 일은 ‘사랑하는 일’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예수의 이름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 부모의 마음으로
첫째, 예수의 이름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부모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류의 아버지이고, 예수님은 그분의 마음을 가장 잘 아시는 아드님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나 아닌 남을 사랑할 때 이런 마음을 가지면 그 사랑이 굉장히 풍성해질 것입니다. 남녀의 사랑을 포함해서,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사랑은 ‘주고받기 식’ 사랑입니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까 너도 이만큼은 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관계가 틀어집니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은 다릅니다. 대부분의 경우 손해 보는 사랑입니다. 조건 값이 최소로 요구되는 사랑입니다.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 편인데요, 지금 말씀드리려는 사람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여기 보면 셀던이란 탈옥수가 등장합니다. 이 사람이 어쩌다가 엉뚱한 사람의 범죄행각에 희생돼서 죽었습니다. 셀던에게는 어머니가 없었고 일라이자라는 누나가 있었습니다. 감옥에서 탈출해서 숨어 살던 셀던은 누나가 몰래 제공해주는 옷과 먹을 것으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셀던이 졸지에 죽은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희소식이었지만, 누나인 일라이자는 앞치마로 눈물을 닦으면서 울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를 두고 폭력의 화신이라고, 반은 짐승이고 반은 악마라고 욕했지만 누나에게는 어린 시절 자신의 손에 매달리던 고집 센 작은 소년으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작가는 말합니다. “진짜 사악한 놈은 자신을 위해 울어줄 단 한 명의 여자도 남기지 못한 놈일 것이다.” ― 아서 코난 도일(바른번역 역), ≪셜록 홈즈 전집 3(바스커빌 가의 사냥개)≫(코너스톤, 2012), 333쪽. 어머니도 아닌 누나의 사랑이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사랑은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 상대방의 처지에서
둘째, 예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것은 나의 처지가 아니라 상대방의 처지에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옛날에 어떤 할아버지와 소년이 살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할 일이 있어서, 기르던 말을 잘 돌보라고 소년에게 부탁했습니다. 소년은 평소에 그 멋진 종마를 정말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도 자신을 믿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말과 단둘이 보낼 시간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소년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런데 불행스럽게도 그 종마가 병이 났습니다. 말은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했습니다. 소년이 종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 그 말은 병이 악화돼서 다리까지 절게 되어버렸습니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습니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정말 몰랐어요. 제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했는지,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뒤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 공지영, ≪봉순이 언니≫((주)도서출판푸른숲, 2002), 162-163쪽. 사랑은 내 방식대로가 아니라 사랑을 받는 상대방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이 생길 때가 있지요. 갈등도 사랑하니까 생기는 것입니다. 사랑과 관심 때문에 갈등이 생길 때, 이게 내 방식인가 상대방의 방식인가, 반드시 짚어보시기 바랍니다.
■ 열매를 맺기까지
셋째, 예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것은 열매를 맺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죽은 나무라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랑 역시 죽은 사랑입니다. 그런데 나무라고 다 열매가 맺히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열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식으로는 다 열매를 맺습니다. 영국에 브래들리라는 아가씨가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봄에 친구와 함께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친구가 잠시 카페에 앉아 쉬는 사이에 그녀는 혼자 해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그때 갑자기 두 남나가 추파를 던지면서 그녀에게 접근했습니다. ‘술 한 잔 하자’는 것이었지요. 계속 거절했지만 남자들은 물러나지 않았고, 급기야 그 중 한 명이 그녀의 팔을 붙들었습니다. 그녀는 공포에 질리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어디선가 개 한 마리가 홀연히 등장했습니다. 그 작은 개는 두 사내를 향해 맹렬히 짖어댔고, 기세에 놀란 남자들은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검은 개는 그 후에도 브래들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개는 그녀가 묵고 있던 숙소까지 따라왔고 둘은 매우 가까워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며칠에 걸쳐 지켜보니 개는 아무래도 주인에게 버림받은 것 같았습니다. 개는 그 근처를 돌아다니며 사람들 곁을 어슬렁거렸지만 막상 사람이 가까이 가면 겁을 먹고 물러섰습니다. 귀국 날짜가 가까워졌을 때 브래들리는 동물보호소에 연락을 해서 개를 보호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비행기 타는 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자동차 뒤로 그 떠돌이 개가 열심히 따라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이별이었습니다. 영국으로 돌아와서도 브래들리는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다시 크레타 섬을 찾았습니다. 귀국한 지 불과 2주일만의 일이었습니다. 떠돌이 개를 다시 만난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그녀는 수백만 원의 돈을 들여서 왕복 9천km나 되는 장거리 여행을 결심한 것입니다. 간절함이 통했을까요. 다행히 그녀는 그때까지도 해안을 거닐던 검은 개와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개는 건강검진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 뒤 브래들리와 함께 영국에 무사히 입국했습니다. ― 2015.8.25. 서울신문. 브래들리는 많은 것을 희생했지만 개에 대한 사랑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 맺는 이야기
모든 일을 예수의 이름으로! 모든 사랑을 예수님처럼!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예수님처럼 행동하고,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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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1 (Sun)
골로새서 3: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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