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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국정원 해킹이 무서운 이유
[전대환 칼럼] 국정원 해킹이 무서운 이유
2015-07-31 (Fri)
마을지기 [2015-08-02 14:00]
전대환
석간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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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국정원 해킹이 무서운 이유

전대환(전 구미YMCA 이사장 | 한울교회 목사)

2015-07-31 11:56:50 게재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 자해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정원에 대한 문제제기는 "실체 없는 뜬구름 같은 의혹"으로서 "우리 방어막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고도 했다. 날이 갈수록 보도 횟수도 줄어들고 국민의 관심도도 낮아지는 상황이라, 이참에 아예 이 '논란'을 끝냈으면 하는 의도로 보인다.

국정원이 해외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사용한 일, 이 일과 관련하여 직원이 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목숨을 끊은 일, 그 직원이 사용하던 승용차를 서둘러 폐차한 일 등에 대해서 정부여당은 '별일 아니니 믿어달라'고 하지만, 아직 정부의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여권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수시로 문제를 만들어서 뉴스의 중심에 서는 국정원을 질타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 말마따나 '음지'에서 일하다 보면 때때로 현행법이나 도덕률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나라의 국립정보기관이라면 프로 중의 프로 아닌가. 돈이 부족해서 궁핍한 운영을 해야 하는 형편도 아니고 유능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서 인재난을 겪는 처지도 아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허술한 공작을 꾀하다가 국내외적으로 들통난 경우도 있고 위법사실이 제대로 발각된 일도 적지 않다.

국정원은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보안 및 범죄수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기관이다(정부조직법 제17조). 그런데 이것이 '대통령 소속'으로 규정되어 있는 까닭에 지금까지 여러 대통령들이 국가안보보다는 정권안보를 위해 국정원을 활용해온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대통령에게 민주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국정원을 악용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여권 지지자들도 국정원 질타

자신에 대한 비방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성인군자라고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온갖 추한 꼴을 다 보며 최후의 승리를 얻어 나라 정치의 정점에 오른 대통령이라면 더욱이 비난받기 싫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한해에 예산을 얼마나 쓰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국정원이란 조직이 대통령 직속으로 있으니 웬만큼 인격수련이 된 사람이라도 그것을 정권안보를 위해 활용하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1848년에 발표된 조지 오웰의 '1984년'은 '1984년쯤이 되면 이런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미래소설로서 '대형'(大兄, Big Brother)이 절대 권력을 쥐고 국민들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우리가 겪어서 아는 것처럼 1984년에 오웰이 상상했던 세상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존의 권력을 쥔 정치인이라면 여기에 등장하는 대형의 통치기법에 솔깃해질 수 있다. 오웰이 찍은 시점에서 30년 남짓 지난 이제는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정보기술력도 갖추어져 있다.

이 작품에서 오웰이 상상해낸 물건이 '텔레스크린'이다.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는 텔레스크린은 저쪽에서 오는 걸 방송하는 동시에 이쪽의 것을 전송한다. 아무리 작은 소리도 모두 걸려든다. 이것의 시계(視界) 안에 들어 있는 모든 행동은 저쪽에서 다 보이고 들린다. 언제 감시를 받는지도 알 수 없다. 저쪽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감시의 선을 꽂을 수 있다.

'1984년' 같은 무서운 세상 올 수도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에서 최상위권이다.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전면카메라와 마이크가 장착된 휴대기기까지 치면 최소한 국민 1인당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오웰의 텔레스크린은 건물 안에만 설치되어 있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집안에는 스마트TV가 있고, 길거리에는 셀 수도 없는 CCTV가 있고, 자동차마다 GPS가 달려 있고, 개인에게는 휴대폰이 있다.

만일 절대 권력을 가진 특정기관이 이런 기기들에 대한 열람도구를 가지고 있다면 오웰이 그린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무서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안보를 이유로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국정원이 해킹도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래서 끔찍한 일이다. 국정원은, 오로지 대북정보수집과 국가안보를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하겠지만, 그걸 믿느니 차라리 생선가게를 잘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도둑고양이를 믿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2015.7.31 석간내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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